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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울 주택

정재헌

정재헌
사진
박영채
자료제공
모노건축사사무소
진행
박세미
background

서울의 동쪽, 아차산의 산세가 물 흐르듯 이어진 골짜기에 아치울 마을이 있다. 계곡의 끝은 한강에 닿아 있지만 굽이치는 능선 사이에 숨은 고요한 동네다. 집터에서 바라본 산의 근경은 생동감 넘치며, 동남쪽 한강의 원경은 늘 여유롭다. 

그린벨트로 둘러싸인 취락지구는 잘 보존된 자연과 이웃한다. 70~80평 크기로 나뉜 100세대 남짓한 집들이 어우러진 동네는 1970년대 붉은 벽돌로 지어진 2층 규모의 닮은꼴 주택들이 많다. 최근 재건축이 시작되면서 볼륨은 커지고 재료는 다양해져 오히려 동네 분위기는 산만해지고, 고요한 풍경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처음 생각은 이 동네에 원래 있던 오래된 집처럼 보였으면 했다. 땅에 깊고 단단하게 자리 잡은 단순한 집의 모습을 꿈꿨다. 오래된 고벽돌을 자르고, 깨고, 쪼아서 벽을 쌓았다. 질감의 차이는 새로운 표정을 만든다. 벽은 수평 쌓기와 수직 쌓기로 높이와 볼륨을 달리했다. 흔한 벽돌이지만 다양한 쌓기를 통해 동네와 어울리는 친근한 풍경이 되길 기대했다.

프로그램을 모두 담기에는 대지가 작았다. 그래서 공간을 쌓고 층별로 성격을 나누었다. 1층은 자녀들의 공간, 2층은 거실과 부엌을 중심으로 한 가족 공간을 만들고, 3층은 부부침실 공간으로 분리했다. 층마다 다른 성격의 외부 공간을 두었다. 멀리 있는 자연을 생활의 가장 가까운 공간으로 끌어들여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1층 마당에는 사각의 정갈한 데크와 야외 싱크대를, 2층 거실 옆에는 마루가 깔린 대청을, 3층 안방 앞에는 하늘로 열린 고요한 정원을 두었다. 내부 공간은 외부의 풍경과 만나는 방식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졌다. 

 


오래된 고벽돌을 자르고, 깨고, 쪼아서 벽을 쌓았다. 질감의 차이는 새로운 표정을 만든다. 벽은 수평 쌓기와 수직 쌓기로 높이와 볼륨을 달리했다.

 


1층은 자녀들의 공간, 2층은 거실과 부엌을 중심으로 한 가족 공간을 만들고, 3층은 부부침실 공간으로 분리했다. 층마다 다른 성격의 외부 공간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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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정재헌 + 모노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이상진, 이문휘

위치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23m2

건축면적

121.25m2

연면적

298.69m2

규모

지상 3층

주차

3대

높이

9.8m

건폐율

54.37%

용적률

133.94%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고벽돌, 이페목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페인트, 열연강판

구조설계

EN 구조사무소(기찬호)

기계,전기설계

(주)성도엔지니어링

시공

(주)제효

설계기간

2016. 1. ~ 6.

시공기간

2016. 7. ~ 2017. 9.

조경설계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김용택)


정재헌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벨빌국립건축대학교에서 앙리 시리아니의 지도를 받았다. 미셸 카강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귀국하여 1998년 아틀리에를 열었다. 현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다음 세대를 이끌 건축가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모노건축사사무소와 함께 삶을 짓는 건축가로 열정을 쏟고 있다.
도천 라일락집으로 서울시건축상 대상, 한국건축가협회상(2015)을 받는 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양평 펼친집, 호시담, 이인디자인 사옥, 판교 요/철동, 오륙도 가원 레스토랑, 동검리 주택단지, 제로원 디자인센터, 두물머리 주택 등이 있고, 『매스매티크 센티멘트』, 『도천 라일락집』 등의 저서가 있다.